✝ 위령성월을 맞이하며

옛 어른들은 인생의 한계와 덧없음을 “생자필멸生者必滅이요 회자정리 會者定離”라는 말로 간결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산 사람은 반드시 죽을 것이요. 만난 사람은 헤어지게 마련이라는 뜻입니다. 사람은 죽음을 회피하려 하고, 그 흔적에서도 벗어나고자 애쓰지만 그러나 이는 삶의 대원칙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죽음을 피하지 말고 마주 대하면서 살라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11월 한달을 ‘위령성월’로 정하고서 죽음을 묵상하도록 권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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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이기에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낭만포차 단상

해마다 늘 그렇듯이 올해도 어김없이 동네 어귀의 나무들은 제각기 색동옷으로 갈아 입고 있었다. 그 중 유난히도 풍성하고 예쁘게 물든 단풍나무를 보며 소녀 감성이 발동해 가던 길을 멈추고 책갈피용 나뭇잎을 찾으려 이것 저것 살펴본다. 멀리서는 참 예뻐보였는데…. . 하나같이 벌레먹고, 구멍나고, 바람에 찢기고, 말라서 오그라지고 어느 것 하나 온전한 것 찾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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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生)에 감사해

생(生)에 감사해, 내게 많은 걸 주어서. 눈을 뜨면 흰 것과 검은 것 높은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 그리고 군중 속에서 내 사랑하는 사람을 온전히 알아보는 샛별 같은 눈을 주어서. 생(生)에 감사해, 내게 많은 걸 주어서. 귀뚜라미 소리, 새소리, 망치 소리, 기계 소리, 개 짖는 소리, 소나기 소리. 그리고 사랑하는 이의 부드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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