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순절을 시작하며 바치는 기도

머리에 재를 얹으며

흙에서 온 사람으로서, 흙으로 돌아갈 것을 깨닫게 하소서.

당신께서 보내신 사람으로서, 당신께 돌아갈 날을 겸손하게 품게 하소서.

불현 듯 다가올 죽음을 향해 나날이 한걸음 내딛는 산 사람으로서,

깨끗하게 마지막 날을 맞을 수 있게 하소서.

하늘에서 땅으로 보내진 사람으로서,

땅에서 하늘로 올라야할 사람으로서,

땅에 발 딛고 하늘을 향하게 하소서.

사람을 믿으시기에, 사람에게 바라시기에, 사람을 사랑하시기에

또 하나의 작은 당신 삼아,

당신의 선한 일을 이루도록, 이 땅에 당신의 자리 맡겨주신

당신을 믿고, 당신께 바라고,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침묵하시듯 말씀하시는 당신께 귀 기울이고

가리시듯 드러내시는 당신을 바라보며

아무 것도 아닌 듯 모든 것이신 당신께 온전히 의탁하게 하소서.

귀를 닫은 듯 듣고 계시는 당신께 말씀드리고

눈을 감은 듯 보고 계시는 당신께 보여드리며

아무 것도 아닌 나를 모든 것이 되게 하신

당신께 나를 그대로 드러내게 하소서.

머리에 재를 얹으며

흙에 당신의 숨을 불어넣으시어

당신을 닮아 존엄하게 지으신

비천하지만 존귀한 나를 보게 하소서.

당신의 영을 품은 사람으로서

당신을 닮아 더욱 거룩하게

당신을 닮아 더욱 정의롭게

당신을 닮아 더욱 착하게

당신을 닮아 더욱 온유하게

당신을 닮아 더욱 깨끗하게

사순 하루하루를 품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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